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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평화가 무엇이냐> 전시 만나기

 

<전시를 열며>

200311월 평화바람은 사람들을 만나러 길을 떠났습니다. 그때 한국정부는 이라크 파병을 승인했고 50%의 국민들 역시 국익을 위해선 파병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나라, 양심을 땅에 묻어 둔 나라, 경제적 이윤을 앞세워 살인을 해도 된다는 나라라고 우리는 말했습니다.

그 후 17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지금 어떤가요. 미군을 위해 2004년 평택 대추리를 빼앗더니 2019년 군산 하제 마을에서 주민들을 쫓아냈습니다. 미국의 압력으로 호르무즈 파병은 물론 방위비 분담금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습니다. 하루 여섯 명의 노동자가 경제적 이윤을 때문에 목숨을 잃어 갑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평화를 이야기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간절히 평화를 원했던 깨어진 삶의 현장에서, 울부짖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를 찾아 그 길을 쫓았습니다. 하지만 힘에 의한 평화라는 거대한 장벽은 여전히 우리의 양심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반대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평화가 깨지는 전국의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활동을 해온 평화바람이 이야기하는 평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다양한 현장과 사람들을 확인하면서 우리가 왜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지켜야 하는가, 평화를 위한 우리의 실천은 어디서 시작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평화는 무엇인가요?

 

<전시 만나기>

‘미국’에 있는 ‘한국 군대’, ‘일본’에 배치된 ‘한국 군대’는 상상이 안됩니다. 그렇지만 ‘한국 미군기지’,  ‘일본 미군기지’는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지구상에서 해외에 자국의 군대와 기지를 배치한 나라는 오로지 미국뿐입니다. 이 비상식적이고도 당연한 미군기지는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800개 이상이 존재합니다. 한국만 해도 83곳의 미군기지가 있습니다(2017년 기준).
우리는 미군기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듯하지만, <기지국가>는 우리가 미군기지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전쟁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화는 추위에 향을 팔지 않는다 - 성태훈
기지국가 - 홍당 오이 박지연 구중서 설해 이재명 박영길
기지국가 - 딸기 오이

 

군사기지가 이어져 전쟁벨트를 만듭니다. 군사기지는 그것의 건설과 확장으로 이미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립니다. 세계 최대 미군기지를 짓기 위해 평택의 대추리, 도두리 마을 사람들은 논과 밭, 살던 집을 모조리 빼앗기고 쫓겨났습니다.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공동체는 둘로 갈라지고, 고향 바다를 잃었습니다. 바다에 살던 연산호를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이 죽어나갔습니다. 이곳 군산에서도 미군기지 확장으로 5개 마을, 644세대의 주민들이 집과 땅을 빼앗겼습니다. 평택이든, 강정이든, 군산이든, 성주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군사기지로 인해 고향을 빼앗겼다는 것에 있어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압도되는 국가의 폭력 앞에서도 평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몸짓은 언제, 어디서나 있었습니다.

평택평화지킴이집 벽화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에는 동요 ‘노을’의 배경이 되었던 너른 들판의 대추리, 도두리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손이 호미가 되도록 갯벌을 개간해 이룬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제시대에 기지가 지어지고, 한국전쟁 후 미군이 들어와 기지를 확장하더니, 2002년부터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를 만들기 위해 마을을 완전히 빼앗아버렸습니다. 쫓기듯 떠난 사람들이 남긴 빈집에 평화지킴이들이 와 고향을 지키던 주민들과 함께했습니다. 단 존스는 평화지킴이들이 살던 집 거실 벽에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단 존스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이자 예술가로 2006년 평택 대추리를 평화촌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함께 했습니다. 2007년 국방부는 결국 모든 주민들을 쫓아냈고, 평화지킴이의 집도 포크레인에 파괴되었습니다. 평화바람의 오두희가 철거되던 집 한쪽 벽에 남아 있던 그림을 보고 달려가 벽지를 뜯어 그림을 구해 보존했습니다. 곳곳에 포크레인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 단존스, 정아
평택 대추리 현수막 - 오두희 수집
강정 포스터 - 노순택, 손혜인
강정 포스터 - 노순택, 손혜인

 

군산에는 미공군기지가 있고, 기지 주변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탄약고 안전거리를 확보한다며 옥서면 하제마을을 비롯해 수천명의 주민들의 집과 땅을 빼앗았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조개와 물고기들로 성황을 이루던 마을은 주민들이 떠나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지만 수백년동안 마을을 지켜온 소나무(200년)와 팽나무(600년)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백년의 시간과 역사, 문화를 품고 있는 소나무와 팽나무를 찾아갑니다.

 

2003년, 한국정부는 개발을 위해서 넓은 바다를 막아 새만금 방조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익을 위해서는 파병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차갑고 무서운 칼바람이 거리마다 불었습니다. 우리는 따뜻하지만 강한 맞바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러 길을 떠났습니다. 거리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삶의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노동자, 농민, 아이들, 작은 풀씨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 소중해 하나하나 모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오늘 다시 꺼내보니 그 때 그 목소리, 아우성이 그대로 들립니다.
“양심을 땅에 묻어둔 나라, 경제적 이윤을 앞세워 살인을 해도 된다는 나라”
부끄러움을 느끼는가, 우리는?

평화가 무엇이냐 - 문정현
평화가 무엇이냐 - 오두희

 

***** 아래 슬라이드를 클릭해서 보시면 포스터의 전체 이미지를 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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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정의의 결과다 - 문정현
평화는 00이다 - 관람객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