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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천년하제 그리고 중제, 상제

군산교육희망네트워크 기획전시회 - 천년하제 그리고 중제, 상제

2019년 10월 28일(월) - 11월 3일(일)까지

<기획의도>

군산 앞바다의 중심 포구였던 하제는 개발만능주의와 군사주의에 의한 공동체 파괴의 본보기다. 500여 척 고깃배가 만선으로 기울고, 주민들이 잡은 조개가 산을 이루던 그 풍성했던 하제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막히고, 갯벌이 썩어갔고, 미군의 전쟁연습에 포탄이 쏟아지고, 전투기 굉음이 진동했다. 연안어업이 고사된 뒤 위험과 소음에 지쳐간 주민들은 결국 탄약고 안전거리를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천년 하제를 이어온 삶의 터전에서 내쫓겼다.

명사십리 금모래가 한없이 펼쳐지고, 소나무와 해당화가 장관을 이루던 하제의 뿌리, 상제와 중제를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는 많지 않다. 상제는 일제 강점기에 가미가제 훈련장으로, 중제는 미군정기에 미공군기지로 강탈당했고, 남아있던 하제마저 ㅈ금 사리져가고 있다. 본래 미군기지도, 탄약고도 일제 강점기와 미군정을 거치면서 빼앗긴 땅인데, 왜 탄약고를 이전시키지 못하고 도리어 마을이 소멸되어야 했을까?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하제를 소멸된 마을로 부르지 않는다. 아직도 그곳에는 1천년 하제의 숨결을 간직한 팽나무가 서있고, 생명의 땅은 스스로를 치유할 자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을의 파괴를 감수해온 주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해체의 고통을 공감하고, 파괴의 과정을 기억하고, 결과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이 공감, 기억, 대응은 이 땅을 미래세대에게 빌려 쓰고 있는 현 세대의 의무이며 사라지는 하제는 '살아지는' 아제로 만들려는 희망의 행동이다. 본 전시회를 계기로 우리는 '살아지는' 하제를 위해 그 땅과 뻘의 가능성을 시민과 함께 지켜갈 것이다.

 

<전시 구성 및 행사 일정>

사진전 - 10.28.-11.03. 마을과 갯벌의 소멸과정, 그러나 지금도 남아있는 생명력과 가능성을 만난다.
회고전 - 10.28.-11.03. 명사십리 금모래 상제, 문전옥답을 빼앗긴 중제, 조개가 지천이던 하제, 그 기억을 만난다.
            10.29. 저녁 7시 회고담 - 상제, 중제, 하제의 기억 : 원주민 구술
대   담 - 10.31. 저녁 6시 - 살아있는 갯벌을 메워 죽은 땅을 만들고 주민이 아닌 미군을 지키는 이상한 상황을 바로 본다.
                                  하제와 새만금 간척사업, 하제와 미군기지

 

 

<천년하제 팽나무 지킴이를 모집합니다>

주민이 떠난 자리에 커다란 나무가 있습니다. 지금도 이 거목은 하제의 혼을 온전히 담고, 깊은 생명력으로 우뚝 서서 마을을 지킵니다. 600년 세월을 품은 팽나무입니다. 이 거대한 팽나무는 그 긴 세월동안 마을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와 역사를 지켜보고, 지지해왔습니다. 하제에 가면 언제, 누구라도 이 나무를 만날 수 있고, 그 당당하고 온화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국에 600년이 넘은 팽나무는 15그루뿐인데, 전라북도에는 단 1그루가 있습니다. 바로 하제의 팽나무입니다. 그러나 지금 팽나무가 서 있는 땅을 국방부가 사들였고, 그 가장자리로 미군의 철조망이 놓여있습니다. 새만금의 갯벌처럼 깎이고 잘려나갈지 모릅니다.

팽나무가 품고 있는 생명과 역사는 국방부와 미군기지가 소유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천년하제의 팽나무를 지켜가고자 합니다.

하제의 역사와 숨결을 간직한 팽나무 보존 운동에 함께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천년하제 팽나무 지킴이 신청 : 군산교육희망 숲하랑 010 2079 4088